Title.이력서에 들어있는 그 사람의 잠재력?
어릴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를 처음 만난건 중학교 1학년.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던 저와 그 친구는 학교 근처에 있던 게임 판매점의 TV에서 나오는 데모 동영상을 보며 '넌 기획자가 되고 난 프로그래머가 되는거야. 나중에 크면 같이 게임을 만들자"라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때의 다짐이 효과가 있었는지 저는 프로그래머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동안 방황을 했던 친구는 작년에서야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죠. 그리고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친구는 여러 게임회사에 게임 기획자로 지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이력서를 본 회사들은 친구에게 면접을 볼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것완성된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겠죠.

친구가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이런저런 기획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왔지만 제가 바쁘다는 이유로 게임 제작을 차일피일 미뤄왔던 것이 요즘들어 너무나 미안합니다. 친구가 원하는 대로 해 왔다면 벌써 두서너개의 게임을 완성했을텐데 말이죠.

이력서에 문제가 있을까하여 친구의 이력서를 검토해봤지만 이력서는 제 기준에서는 정말 마음에 드는 이력서였습니다.
게임에 대한 열정이나 사랑. 그리고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 부족함없이 써 놓았습니다.

하지만 왜 친구에게 면접을 볼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정말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밤새 친구와 토론을 하고 친구의 기획서를 보면서 질책도 하고 감탄도 했던 그 많은 시간들. 그 시간들이 헛된 시간이 될까봐 제가 조바심이 납니다.

사람을 뽑을 때 이력서라는 것을 통하여 1차적으로 걸러낸다는 것이 오류를 일으킬 확률은 50%가 훨씬 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페이지도 안되는 종이에 게임을 얼마나 사랑하고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였고 누구보다도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는 너무나 힘이 드는 일이니까요.

정말 환하게 빛을 발할 수 있는 친구가 아직까지 자신의 뜻을 조금도 펴 보지 못하고 시간이 자꾸 흘러가는게 너무 안타까워 넋두리를 해 봅니다.

by 왕멀 | 2005/07/28 06:34 | ◈ 주절거리기 ◈ | 트랙백(3)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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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5/07/28 12:00

제목 : 2005년 7월 28일 이오공감
이력서에 들어있는 그 사람의 잠재력?  by 왕멀친구를 처음 만난건 중학교 1학년. 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던 저와 그 친구는 학교 근처에 있던 게임 판매점의 TV에서 나오는 데모 동영상을 보며 '넌 기획자가 되고 난...안면이식수술 - Face Off?  by A-Typical얼굴을 이식한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아직까지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습니다만, Cleveland Clinic의 Dr. Siemoionow이 시도하려고 하려고 한다는군요...두 명의 친구가 준 깨달음  by 해맑은바보최근 2주일 동안 두 명의 친구......more

Tracked from ▣mephisto+[墨.. at 2005/07/28 16:39

제목 : 이력서와 그사람의 잠재력
이력서에 들어있는 그 사람의 잠재력? 이 글을 읽어보니 예전에 회사 알아보려고 다니던 시절이 기억이 난다.. 이렇게 면접에 어려움을 격었던 분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난 참 쉽게 회사에 입사를 한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격었고 현재도 그러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정말 기회도 주지 않는 현실을 볼때마다 누군가 이런말을 나에게 해주었던게 생각난다. "처음 직장이 평생직장이 될지도 모른다" 나 역시 다른 직업으로 옮겨 보고 싶지만 경력도 없고 경험도 없어서......more

Tracked from S&S의 마음가.. at 2005/07/28 17:11

제목 : 조건을 구하기는 힘들다.
이력서에 들어있는 그 사람의 잠재력? 에 뭐 나름대로 기획자를 노리는 사람으로서 이런 내용은 뭐랄까요 ...우울하군요 알만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군대에 가게 됩니다. 대충 계산해도 26살 정도가 되야 '기획자'가 되겠다고 말을 꺼낼 수 있다는 예기지요. 어찌보면 적당해 보이기도 하고 좀 늦어보이기도 합니다만 확실한 것은 '일찍'은 아니란 거죠. 지금부터라도, 뭔가 시작을 해야겠다- 하고, 느끼게 됩니다. 자아. 놀지 말고, 뭔가 써야지. ...근데 ......more

Commented by 써니 at 2005/07/28 10:14
음... 사회라는게 원체 냉랭한 곳이라,
열정만으로는 어필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안타깝죠... 열정만으로도 살 수 없다는 것...)
더불어.. 링크 신고합니다.
Commented by MAGO at 2005/07/28 12:44
게다가 게임 업계들은 나이가 다들 젊죠. 저도 입시할 생각을 한게 작년인데 그때가 6이라 아무도...ㅠ_ㅠ
Commented by Azyu at 2005/07/28 13:10
아무래도 회사에서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이 우선사항이다보니 아무래도 경력자를 선호하게 되겠지요. 신입이라면 자기 자신을 어필할 포트폴리오가 아무래도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쓰고나니 제게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고고 at 2005/07/28 13:11
ㅜ.ㅜ...이런 슬픈 이야기라니. 에잇! 이오공감의 이야기들은 정말 높으신 분들께 보여줘야할 것 투성이라니까요.
Commented by FACE at 2005/07/28 13:20
저도 마음한켠이 씁쓸해집니다. 앞으로 써야할 수많은 이력서들, 그 종이한장에 과연 얼마나 나란 사람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이력서만으로 과연 사람을 잘 알.아.줄런지... 헷헤. 왕멀님 글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Commented by 수영이 at 2005/07/28 13:20
이오공감 타고 왔습니다.

그러한 좌절 속에서고 아직도 꿈을 잃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언젠가... (가까운시일에...)

그 꿈을 실현하실수 있다고 믿습니다... ^^
Commented by 파떡 at 2005/07/28 13:35
이오공감 타고 왔습니다.
기업은 비용을 생각해야 하고 가장 적은 비용으로 그 사람을 그나마 괜찮은 신뢰도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이력서'가 되는 겁니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더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가정이나 소위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 더 일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은 통계적으로 옳은 선택이죠. 경험이 많은 사람이 일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은 통계적으로 '더' 옳은 선택입니다. 결국에는 돈이 문제입니다. 기업이야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니까 기업을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구요, 이력서보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신뢰도를 보이는 선발 방법을 누군가가 제시해 준다면 기업들도 그에 따를 겁니다만... 그런 방법은 일반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냉정한 답변이 되겠습니다.
부디 친구분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열정이 있다면 어딘가 알아주는 기업이 있을 겁니다.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5/07/28 14:43
이력서라... 저 역시 처음 이쪽 일을 시작하기전 뿌려댔던 200여개의 이력서가 생각나는군요.. ^^;
Commented by Ranbel at 2005/07/28 14:56
으음. 왕멀님이 현업으로 활동하고 계시다면, 친구분의 포트폴리오를 봐주시는게 어떨까요. 현장의 기획서와 책상의 기획서는 다른 면이 많으니까요. Azyu님 말씀대로, 회사에서는 당장 쓸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편이라, 포트폴리오가 꽤 중요하게 작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mephisto at 2005/07/28 16:39
우리 같이 힘내자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화이팅!
Commented by Cool돼지 at 2005/07/28 17:32
[파떡 님] 냉정한 말이지만 정답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서글픈 현실이죠.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서 '업그레이드' 해줘야만 되니까요. 사람을 부속품처럼 취급하는 것이 심히 못마땅합니다. ;;
Commented by 글로리ㅡ3ㅢv at 2005/07/28 19:07
게임회사에 있다보면 가끔 실력있는 사람들의 지원내용을 훔쳐볼 기회가 생깁니다. '아 이사람 정말 대단하구나' 싶을 정도의 포트폴리오를 내놓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정말 어이없는 사람까지도요...
그런데 개발이란건 실력만 가지고는 검증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발원들과의 마찰을 해결하는 능력이라든가 기술적인 난관을 극복하는 연구같은걸 말이죠. 이런건 포트폴리오만으로는 판단이 힘듭니다. 주변사람들의 추천(또는 평가), 지난 업무에서의 능력등으로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친구분께선 대단한 열의를 지니신것 같은데 그 열의를 학교다닐때 제작진행에 조금만 더 할애하셨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나이는 문제되지 않지만 경력만큼은 무시하지 못할 중요한 평가기준이거든요...
Commented by zelong at 2005/07/28 21:43
걱정하시는 건 이해가 가지만, '갈망'과 열정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는 대봐야 아는 거라서 과연 기업들이 친구분을 놓친 것인지는 나중에서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분도 자신을 어필할 무언가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무릉동원 at 2005/07/29 02:14
이력서라는게 꼭 괜찮은 사람만 면접을 보고, 별로인 사람은 면접을 못보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아는 어떤 기획팀장은 자기보다 잘나보이는 사람은 모조리 다 아웃시키더군요. 이사람은 유학을 다녀왔군. 학교가 너무 명문인데? 오호 경력이 화려하군. 뭐 이런식이지요. 사장님이 그 사실을 알까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저는 (진짜입니다 ^^;;;) 최근 괜찮은 회사 5군데에 이력서를 넣었으니 단 한군데에서만 면접을 보았습니다. 다른 4군데는 제가 면접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던 걸까요? 모바일 게임쪽에서 나름대로 경력이 있었던 저는, 다시 메일을 보냈지요. 제가 면접조차 볼 수 없을 정도의 스팩밖에 안되냐구요. 알고 보니, 그 중 두곳의 회사는 이전 회사 사장님과 무척 친하더군요. 어려운 이전 회사 사정을 감안하여 안뽑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채용공고에 XX 출신은 안뽑는다고 써놓던지요..
Commented by 무릉동원 at 2005/07/29 02:14

그 친구분에게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힘내시라고 전해주세요. 진심과 진실은 통하는 법이지만,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이력서를 보는 사람들에게 채용을 결정할 권한은 있어도, 그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권한은 없다는 것도 명심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인생이 형편 없었는지, 아닌지 평가할 권한은 오직 자신에게만 있습니다. 낙담하지 말자구요 ^^
Commented by lain at 2005/07/29 07:36
 분명, 기획쪽을 보면 첫발을 내딛으려는 사람들 중에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작성해서 내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근데 역으로, 뽑는 분들에서도 명확한 기준없이 채용, 혹은 면접조차도 거부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Commented by 펭귄대왕 at 2005/07/29 10:59
상용화 타이틀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친구분께서 기획자가 목표이신 만큼, 실제 게임 회사에서 기획자의 역할이라는게 사실상'만능잡부'라는걸 인식하시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건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회사가 맡기려고 하는 역할이니까요.
그렇게 놓고 보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게임에 대한 열정을 어필하기 보다는 얼마나 회사 업무에 충실,성실한 직원이 될 수 있는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포폴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기본 업무능력-문서화,구체화,프리젠테이션 등-에 대한 증명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력서 등에서 이 사람이 게임 개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면 그건 도리어 마이너스가 됩니다.
회사가 칼자루를 쥔 이상은 회사를 아무리 탓해봐야 소용 없으니까요..
게임 개발자란게 앞으로 유저의 니즈나 경영진의 요구에 맞춰 자신의 고집을 꺾고 비위를 맞추고 해야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구직 과정에서 사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정도의 일은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친구분, 어렵더라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펭귄대왕 at 2005/07/29 11:09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실례가 많았습니다.
Commented by 와니 at 2005/07/29 21:27
슬픕니다.
이력서 하나가 자신의 모든걸 대변해야하다니..

글 잘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picnica at 2005/08/12 14:32
좋은 결과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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